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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기자 트레이닝

태양을 피하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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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중 비행기 안에서 찍은 뉴욕의 밤풍경, 왜 갔었는지는 모르겠다. 하도 많이 가서.

직장이라는 게 사무실에 출퇴근하는 것이 보통이다. 영상취재기자 또한 마찬가지 이긴 하다. 영상취재라는 특성상 출장, 외근, 야근이 많은 직업군이라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나는 그냥 사무실 내 책상이 좋아요라고 한다면 편집만 하는 쪽으로도 눈길을 돌려 보길 바란다. 영상 촬영을 하는 카메라 감독도 물론 편집을 한다, 당연히 해야 하며 할 줄 알아야 한다. 어디에서 어느 때 사건 사고가 생기는지는 아무도 모르기에 정해진 스케줄이 보장되는 직업이 아니다. 하지만 장점으로는 이곳저곳 많이 다니고 새로운 것을 보고 느낀다. 어떠한 사건의 중심에서 그 역사를 기록하고 그 장소에 그때에 있다는 것은 아마 다른 직업군에서는 보기 힘든 경험일 것이다. 역사의 어느 한순간에 동참한 것만으로도 사명감이 느껴질 때가 있다. 조선시대에 조선왕조실록을 기록한 관원이 있었듯이 아마 현대에는 영상취재기자가 그런 류의 직업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티브이로 보는 것과 그 현장 속에 있는 것은 매우 다르다. 주변의 소리들, 피부에 늘러붙는 듯한 습하고 뜨거운 바람, 고통스러울 정도의 옷을 파고드는 찬바람, 빠지고 싶을 정도의 포근한 바닷바람, 각 장소마다 나는 냄새들, 다른 사람들, 각 지역마다 다른 음식, 풍경들... 이곳저곳 다니며 다양함과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는 것에 긍정적인 성격이라면 영상취재기자를 적극 추천한다. 내가 현장에서 보고 느끼는 것을 가장 근접하게 촬영하고 편집해서 국민의 안방에 넣어 주는 역할인 것이다. 항상 불규칙하고 항상 출장을 가는 것은 아니다. 사건 사고가 없이 평화로울 때가 있는 반면에 잠도 못 자고 밤샘을 할 정도로 바쁠 때도 있다. 그래서 평소에 한가할 때에 누릴 수 있는 여유를 만끽해야 하는 직업이다. 어찌 보면 한가할 때 에너지를 충전해 전쟁터로 매번 나가는 군인 같다. 

100년도 넘은 교회, 100년간 사람들의 추억이 있는 이곳도 자연의 거대함 앞에 한순간에 무너졌다. 그 처참함, 안타까움을 전하려 했다.

 

출장을 다닐때 한 가지 팁이 있다면, 본인의 사비로든 혹은 회사 장비로든 액션캠이나 작은 몸에 다는 카메라를 꼭 챙겨 다니길 바란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더래도 갑자기 촬영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초반에 놓칠 때가 종종 있다. 혹은 누군가가 다가와 말을 걸거나 대화하는 장면도 가끔 사용할 때가 있는데 그런 것들이 녹화되고 있는 것이 좋다. 필요 없다면 그냥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 차 밖에 있을 때는 상시 녹화 하는 것이 좋다. 그 어떠한 장면도 놓치기 않기 위해서 이다. 액션캠은 화면이 꺼진 상태로 녹화해서 배터리 수명을 늘리고, 메인 카메라는 LCD화면은 접어놓고 뷰파인더를 켜놓는 것이 배터리가 더 오래간다. 다 꺼버리면 급하게 찍을 때 키는 시간이 생겨서 초반에 순간을 촬영하기 힘들다. 뷰파인더를 켜논상태는 전기는 적게 사용하지만 카메라는 켜져 있기 때문에 바로 녹화 버튼만 누르면 된다. 누르고 카메라를 찍고 싶은 방향으로 일단 향하게 한 뒤 나중에 LCD화면을 펼쳐도 늦지 않는다.

항상 뷰파인더로만 찍는 경우에는 그대로 찍으면 된다. 사람마다 달라서 찍는 스타일도 다른다. 뷰파인더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다. 뷰파인더는 강한 햇볕 밑에서도 보다 정확한 노출과 정보를 확인하기 유리하다. 하지만 이 또한 사람마다 달라서 꼭 옳다 아니다라고 말할 순 없다. 안경을 낀 사람은 뷰파인더 사용을 꺼리고, 특히 겨울에는 더더욱 꺼린다. 뷰파인더에 습기가 차서 잘 안 보인다. 촉촉한 눈이 밀폐된 뷰파인더와의 사이 공간에 안습을 만든다. 정말 안습니다.

 

카메라에 달려있는 LCD화면은 그냥 구도를 보고, 카메라 정보 파악을 위한 용도가 가장크고 노출의 정도나 색을 파악하는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 우선 태양아래서의 화면 밝기나 색의 정도가 실제 녹화되는 것과 달라서 의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새 카메라에 아무리 정확한 화면이 장착되어 있어도 우선 뜨거운 햇빛과 UV, 영하의 온도에서 고통을 당할수록 애가 삐뚤어진다. 그래서 지브라 패턴이나 화이트 발란스를 항상 지정하던지 미리 세팅을 해두고 찍어야 한다. 오후용 필드 모니터를 사용해도 좋지만 또 다른 장비의 추가이다. 밤에는 그나마 결과물과의 차이가 줄어든다. 화면에서 보는 것이 결과물과 비슷해지는 확률이 올라간다. 지브라 패턴기능 부재 카메라 사용 시 별도로 모니터를 장착해서 사용하지 않을 거라면 방법은 하나다. 오후 촬영 시의 화면 차이와 밤촬영 시의 차이를 결과 물과 반복적으로 비교해서 익히면 된다.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체육선수가 무한 반복훈련을 통해 말도 안 되는 레벨에 오르듯이 나의 눈과 뇌가 반복적 학습에 의해 차이를 구분하게 될 수 있다. 대부분 오후에는 화면이 매우 어둡게 나오지만 실제 컴퓨터에서 결과물을 보면 상당히 밝다. 그 밝기의 차이를 이렀게 저렇게 찍어가며 감을 익혀야 한다. 카메라기자가 자기 장비의 상태에 대해 모른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새로 배정받은 카메라가 있다면 모든 기능을 다 사용해 보고 메뉴도 들어가서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야 한다. 새 장비가 와도 반드시 현장 촬영 나가기 전에 성능 테스트나 기능 파악을 해야 한다. 막상 현장에 가서 새로운 장비라 처음 보는 기능들, 새로운 장비라 알던 기능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실수하는 일이 없어야 하고, 미리 모든 세팅을 마무리해야 한다. 

군인에게 새로운 최신형 총을 줬는데 막상 전쟁터에 나가서 "이건 좀..다르네..왜 안 나가지...?"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상사 입장에선 그러한 말이 절대 납득이 될 리가 없다. 

 

출장팁 2, 장비 준비하기. 보통 장비들을 다 준비해서 다닐때도 있지만 어떠한 출장은 특성상 큰 장비를 가지고 다니지 못할 때도 있고 최소 인원으로 다닐 때도 있다. 그래서 출장마다 항상 장비를 점검하고 챙길 때 현장에 맞게 챙겨야 할 때가 있다. 무턱대고 풀 세팅으로 다 가지고 다닐 수 없을 때도 있고 너무 적게 준비해서 가서 멘붕이 올 수도 있으니 가장 적합하게 기본 장비와 그것을 잃어버렸을 때를 대비한 백업 플랜 장비를 항상 챙겨야 한다. 카메라기자가 장비가 고장 났어요, 잃어버렸어요, 그래서 못 찍어요 라는 말은 직무유기이다. 카메라기자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항상 촬영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방송사고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준비하지 못하는 습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것을 꼭.. 꼭 기억하길 바란다. 회사는 카메라기자의 변명을 들으려고 월급을 주지 않는다. 방송사고는 그냥 카메라기자 탓이다. 억울하기 싫으면 준비하면 된다. 준비한 자만이 살아남는다. 

데모 현장이나, 취재기자도 도망 다녀야 하는상황에서 모든것을 몸에 부착해야 한다.

옆의 사진은 이동이 매우 많은 현장에 취재를 최소 인원으로 갔을 때의 복장이다. 카메라와 초소형 삼각대가 사진에 안 나와 있다. 별거 없어 보이지만 이 복장 안에 다음과 같은 장비들이 있다.

무선 마이크 2세트(TX,RX,TX,RX{송신기,수신기,송신기,수신기}), 핀마이크, 핀마이크 바람막이 2개, 무선 마이크 충전용 휴대용 배터리, 메모리 카드 리더기, 영상편집 컴퓨팅 디바이스, 컴퓨팅 디바이스 비상 충전 케이블, 실시간 휴대용 중계기(MNG), 카메라 중계기 연결 비디오 케이블, 중계기 대용량 V마운트 배터리(총 4시간 생방송 가능), 블루투스 인이어 이어폰, 전파방해 대비 시 유선 인이어 이어폰, 핸드폰 TRX인이어 USB 어답터, TRS-TRRS 3.5mm 케이블, 일반 3.5mm 케이블 2개, 촬영용 조명 2개, 조명용 배터리 2개, 중계 시 조명 대용량 배터리 2개, 카메라 모니터용 이어폰 2개, 초미니 조명 스탠드 2개, 상시 촬영용 액션캠, 비상용 카메라 메모리 카드, 마이크로 메모리 카드 어답터, 비상용 마이크로 SD카드, 액션캠 충전용 케이블, 텔레프롬터 리모컨 디바이스. 카메라 배터리 2개(총 10시간 연속 촬영 가능용량)

 

이 세팅은 현장에서 현장을 생중계 하고, 방송 시작 전에 찍은 모든 영상을 그 자리에서 편집해서 바로 전송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생중계시 텔레프롬터도 사용가능하다. 텔레프롬터는 거울은 카메라에 아예 부착해서 이동을 해도 되고 접어서 몸에 넣고 다녀도 된다. 삼각대는 다리를 전부 모아서 모노 파드 개념으로 사용하고 중계 시에는 삼각대로 사용한다. 비싸고 무겁고 좋은 삼각대를 들고 다니는 것은 미친 짓이다. 삼각대를 펼쳐놓고 바로 뛰어야 하면 삼각대를 들고뛰면서 찍을 수 없다. 엄청난 인파 속에서 삼각대에 카메라를 부착하고 전부 들고뛴다 한들 누구 하나 걸려 넘어지면 바로 소송+카메라파손+경위서로 이어진다. 기다란 삼각대를 접는다는 생각은 현장에서 느긋하고 편하게 찍으려는 아니한 생각이다. 요즘 카메라는 손떨림 방지 기능도 좋고, 뷰파인더를 눈에 완전히 대고 찍으면 떨림현상도 현저하게 줄어든다. 그리고도 미세한 떨림은 편집으로 제거할 수 있다. 카메라를 삼각대에서 탈 착한 후 삼각대를 놓고 뛰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 삼각대 도난에 대해서 책임질 수 없다. 외국일 경우 눈 깜짝할 사이에 들고 튄다.

그래서 내가 지금 취재하는 현장의 특성을 여러 방면으로 고려해서 준비 하면 된다. 커다란 방송용 삼각대를 8시간 한 손으로 들고 다른 손으로 카메라를 흔들리지 않고 찍고 다닐 근육을 보유하고 있다면 그리 해도 된다. 이럴 경우 인터뷰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인터뷰는 환경 촬영과 달리 사람의 얼굴에 노출을 집중해야 해서 카메라 세팅을 만져야 하는데 이때 손이 하나 더 필요하다.

출장 팁이 매우 길었는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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